그립지만 볼 수 없는 임에게
박내종
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느끼지 못한 채 보내왔던 바쁜 날들이었습니다.
피곤한 몸을 힘겹게 이끌며 찾던 곳 내게는 항상 어색하기만 했던 방
그래도 세월의 흐름 탓인지 조금은 익숙해져 이제는 한밤의 추위도 외로움도
잊을 수 있는 작고 좁은 공간이 내겐 그나마 휴식 입니다.
홀로 누워 그립지만 볼 수 없는 임의 모습을
행여 잊혀질까 자꾸만 자꾸만 생각합니다.
피로에 지친 몸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임 생각다 잠든 마음은
어느덧 꿈속 깊이 임을 보러 달려가지만
임 곁에서 웃는 이는 나 아닌 타인이기에
그냥 돌아설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임 곁으로 다가서는 내 초라한 모습에
행여 임이 볼까 두려워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
오직 나의 고운임만을 바라보았습니다.
내 눈에 비친 임의 옷은 황혼 빛 석양 위를 날아가는 눈부신 백조의 날개처럼
하얀 줄무늬 드레스였고,
임의 탐스런 얼굴은 너무도 곱디 고와서
나의 가슴은 한없이 뛰고 또 뛰었습니다.
그러나 나를 보는 임의 새까만 슬픈 두 눈이 나로 하여금
내 눈동자 깊은 곳에 차디찬 이슬만을 맺히게 하였습니다.
왜 일까요. 나는 뒤돌아 무작정 달렸습니다.
임은 날 향해 소리쳤습니다. 나는 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,
임의 고운 마음을 알 수 있기에 아무 말 없이 다시 뛰었습니다.
아침을 알리는 종소리에 잠이 깨고 꿈도 깨고
억울한 마음에 다시 눈을 감아 보지만
한번 사라져간 임의 모습은 다시는 나타나지 아니하고
실없는 긴 한숨에 또 다른 나의 하루는
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모르는 삶의 굴레 속으로
오늘도 새롭게 다가옵니다.
1992년 1월 4일
nj Park[안비낙도K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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