728x90
반응형
흔들릴 때 마다 한 잔
감태준
포장 술집에는 두 꾼이 멀리 뒷산에는 단풍 쓴 나무들이
가을비에 흔들린다.
흔들려 흔들릴 때 마다 독하게 한 잔씩
취하지 않는 막걸리에서 막걸리고 소주에서 소주로...
꾼 옆에는 꾼이 판 없이 떠도는 마음에 또 한잔
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로
반쯤 죽은 주모가 죽은 참새를 굽고 있다.
한 놈은 너고 한 놈은 나다.
젖은 담배에 몇 번이나 성냥을 댕긴다.
이제부터 시작이야
포장 사이로 나간 길은 빗속에 이리저리 깔리고
풀린 꾼들은 빈 술잔에도 엉키어 술집 밖으로 사라진다.
가뭇한 연기처럼 사라져야 별 수 없이
다만, 다 같이 풀리는 기쁨 !
멀리 뒷산에는 문득 나무들이 손 쳐들고 일어서서 단풍을 털고 있다.
nj Park [안빈낙도K]
728x90
반응형
'나의 시(My Poetry)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사랑했기에 미워할 수 없는 너 (0) | 2025.11.19 |
|---|---|
| 彷徨하는 都市(Ⅲ) (0) | 2025.11.18 |
| 묘지에 두고 가는 글 (0) | 2025.11.15 |
| 쓸쓸한 영혼을 적시는 이 술 한 잔에 (0) | 2025.11.13 |
|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(1) | 2025.11.08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