묘지에 두고 가는 글
無 名
여자가 눈물을 흘리기에 나도 따라 울 수는 없다.
돌아올 수 없는 아픔에 내가 괴로워할 수는 없다.
靈과 靈이, 피와 피가 융합되어 완성된 사랑의 제단에
그대의 절반을 기꺼이 내놓았는가.
세상의 반은 女子, 반은 男子
한 이성을 사랑하므로 해서 세상의 반을 외면했는가.
모든 게 초라하다.
오늘을 사는 젊음에 태양은 또 뜨지만
우린 섬광처럼 잊혀진 서로가 되고자 한다.
꽃잎 닮은 술잔에 너의 눈물이 投影된다.
내가 그리 좋아했던 너의 미소엔 이젠 슬픈 침묵만 흐르고...
버려진 꽁초의 비애 속에 나 또한 미진한 아픔을 느낀다.
부서진 목마 속에 낭만이 없듯 우리의 헤어짐 역시 낭만일 수는 없다.
소녀야 !
그냥 추억이라고만 해 두자
즐겨 찾던 두 묘지의 추억들이라고 말이다.
불타 버린 종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처럼
깨진 사랑이 사랑일 수는 없다.
그리고,
이별을 장식한다는 건 바보짓 !
만남은 아름다웠건만 끝난 지금까지 아름다울 수는 없다.
너는 친구를 원했지만 나는 과거 너의 애인이었으니
고개를 숙여 친구일 수는 없다.
사랑은 연막탄 같은 것 ! 이별은 최루탄 같은 것 !
그리고,
잊는다는 건 어려운 일 ! 남자로 태어나서 미련은 없지만
우리의 그 어린 사랑을 간직한다.
그리고,
이미 부패하기 시작한 너와 내가 만든 사랑 덩어리를 외면한다.
피지 못한 꽃이 아무 말 없이 시들어 버리는데
지나는 바람이 무슨 할 말이 있겠나.
nj Park [안빈낙도K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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